헌책방에서 구한 책들

  • 소가 되어 인간을 밀어라-일본근대문학의 최고작가 나쓰메 소세키 서간집[미요시 유키오 엮음, 이종수 옮김, 미다스북스]
  • 韓國小說의 이론[조동일, 지식산업사]
  •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 수는 없다[김용갑, 도서출판 무애]
  • 名人[가오바타 야스나리, 민병산 옮김, 솔 출판사]
  •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[밀란 쿤데라, 이재룡 옮김, 민음사]

신촌 ‘숨어있는 책’에 들렀다. 꼭 사려는 책은 없었다. 특별히 할 일이 없어 시간이 남아 돌아 아무 긴장 없이 그곳에 갔다. 내게 영향을 줄 책을 만나면 좋고 아니어도 괜찮은 기분으로.  

 ’소가 되어 인간을 밀어라’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.  왜 소가 되라는 거지? 근데 왜 인간을 미나. 소는 수레를 끌지 않나. 그럼 소가 되어 인간을 끌어라 이런 제목이 맞지 않나. 암호같은 다른 이유가 있을 터. 여튼 내 손은 책장으로 뻗었다. 편지를 모아둔 책이다. 일기가 좋듯 편지도 좋아한다.  ‘나쓰메 소세키’!  예전에 ‘나는 고양이로소이다”를 본 적이 있다. 고양이가 주인공이라니. 독특한 작가구나 싶었다. 그 사람의 시절별로 편지를 묶어 둔 거였다. 쓰윽 훝어보니, 잘 읽힌다. 특히 ‘~하네’ ‘~하지 않은가’ ~겠지’ “입니다’ 문체가 맘에 든다. 

조동일 선생님을 존경한다.  가끔 그분의 홈페이지 ‘조동일을 만납시다’에 들러, 새글을 읽는다. 질의응답 게시판도 꼭 들어가 본다. 그곳엔 질문에 걸맞는 답이 있다. 또한 답에는 군더기가 없다. 깐깐하고 꼿꼿한 선생님의 성품 탓이리라. ‘한국소설의 이론’. 사실 내 관심사는 아니다. 하지만, 그 분 글은 읽어볼 가치가 있다는 판단이다.

며칠전 한나라당 김용갑의원이 4월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. 소위 ‘수구꼴통’ ‘원조 보수’라는  세간의 평가를 받는 그 분의 정치적 지향에 대해선 관심을 두지 않는다. 그걸 빼고 보면 인간적으로 순진하다할까 하는 인상이었다. ‘고지가 바로 자긴데 예서 말 수는 없다’. 정치인들이 선거를 앞두고 내는 자서전류의 책이리라. 월남전 근무시절 아이들이 생각나서, 껌 한통을 집으로 보냈다고 한다. 아내는 우체국에서 소포가 왔다는 소식에 보자기를 여러개 준비해서 갔다고 한다. 달랑 껌한통이니. 얼마나 우스운 일 에피소드인가. 아내가 가끔 추억삼아 그 우체국에서 무안당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한다.  그 일화를 보고 골랐다.

가끔 한게임에서 바둑을 구경한다.  또 가끔은 케이블 바둑채널을 보기도 한다. 그럴때 바둑을 배워봐야지 하는 마음이 일곤 하는데, 계획은 세우지 않는다. 빠져들것 같아서… 작품 해설을 시인 신경림씨가 썼다.  그 평을 옮기면, “무엇보다도 이 소설은 박진감이 넘친다. 마치 바둑을 두는 것을 직접 보고 있기라도 하듯 손에 땀이 쥐어진다. 긴장된 두 대국자의 표정이 눈에 선하고, 바둑돌 놓는 소리뿐인 대국실의 분위기가 가슴을 짓누른다. 읽어가노라면 문득 내 손에도 바둑돌이 쥐어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까지 한다” 실화를 바탕으로한 바둑소설이라 하니, 구경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

책 앞부분에 니체의 ‘영원한 회귀’ 사상을 논한다. “영원한 회귀가 가장 무거운 짐이라면, 이것을 배경으로 거느린 우리의 삶은 찬란한 가벼움 속에서 그 자태를 드러낸다. 그러나 묵직함은 진정 끔찍한 것이고, 가벼움은 아름다운 것일까” 무슨 소리인가 싶었다. “나는 수년 전부터 토마스를 생각했다”  “그는 3주 전쯤 보헤미아의 한 작은 마을에서 테레사를 만났다” 토마스? 테레사? 그 둘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? 차례를 보니, 가벼움-무거움, 영혼-육체가 눈에 띈다. 궁금해 졌다.